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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금] 산란계 사육 밀도 규제 부담 현실화
2026.06.01

산란계 사육밀도 개선 이행계획서 제출률이 80%를 넘어섰다. 정부가 미제출 농가에 대해 2027년 시행 전이라도 과태료 부과를 검토하겠다고 밝히면서, 전환을 둘러싼 농가 부담이 본격적인 현안으로 떠올랐다. 방역·안전을 위한 의무 규제인 만큼, 그 비용을 농가가 홀로 떠안는 구조를 손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육밀도 개선은 마리당 사육면적을 0.05㎡(기존 케이지·4번)에서 0.075㎡(개선 케이지·3번)로 넓히는 정책이다. 사육환경 개선과 방역 강화가 목적이다. 2027년 9월 전면 시행을 앞두고 민간 자율로 전환이 진행 중인데, 관행사육 농가 655곳 중 521곳, 약 80%가 이미 이행계획서를 냈다.

 

성격은 분명하다. 동물복지 인증(난각번호 1·2번)이 농가가 자발적으로 더 투자해 프리미엄을 노리는 상품 차별화라면, 사육밀도 개선은 모든 케이지 농가가 맞춰야 할 최소 기준이다. 값을 더 받기 위한 선택이 아니다. 지키지 않으면 안 되는 의무다.

 

문제는 그 의무를 이행하는 비용이다. 면적을 1.5배로 넓히는 만큼, 같은 시설에서 키울 수 있는 마릿수는 산술적으로 약 3분의 1 줄어 매출도 그만큼 감소한다. 시설을 고치거나 늘리려면 투자비도 든다. 의무를 지키는 일이 곧 농가 수익 감소로 이어지는 구조다.

 

마릿수 감축은 농가만의 문제가 아니다. 계란 공급이 함께 줄기 때문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도 사육밀도가 확대되면 생산량이 줄어 가격 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전면 시행이 다가올수록 수급 관리가 과제로 남는 이유다.

 

정부도 부담 완화에 나섰다. 2024년부터 2026년까지 약 1250억 원 규모의 시설개선 융자를 지원하고, 증축 허용과 건폐율 완화, 케이지 적층 기준 확대도 함께 추진하고 있다. 다만 이런 지원은 시설 전환 비용을 더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마릿수가 줄어 생긴 수익 손실까지 메우지는 못한다.

 

압박은 한층 강해지고 있다. 농식품부는 최근 “이행계획서를 내지 않는 농가는 자율 이행 의지가 없는 것으로 보고, 2027년 이전이라도 과태료 부과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전환을 서두르라는 신호인 동시에, 미전환 농가로선 비용 부담을 더 미루기 어려워졌다는 뜻이다.